추정환자 2주째 없어..일본발 입국자 추적조사
A형 간염 집단발병 학교 단체 예방접종


신종 인플루엔자A(H1N1) 감염이 추정되는 국내 환자가 2주째 나오지 않고 있다.

또 국내 보건당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신종플루 유전자의 염기 서열을 규명해 대응 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는 17일 0시까지 접수된 의심 신고건수 누계는 520건이며, 이 가운데 506건은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4건 가운데 11건은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이고 3건은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이미 완쾌돼 격리에서 해제된 사례이다.

이로써 지난 3일 국내에서 세 번째 추정환자가 발생한 이후 14일째 소강상태가 계속돼 국내에선 신종플루가 더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그러나 일본과 중국에서도 추가로 환자가 발생하는 점 등을 들어 공항검역과 사후 추적 조사를 강화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본 간사이(關西) 지방에서 `지역사회 감염(지역 내에서 감염이 확산하는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일본으로부터 입국하는 사람 전원에 대해 검역질문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전화를 통한 추적 조사를 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총회 참석차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 중인 전재희 장관은 0시10분(한국시간)께 WHO 본부 `워룸(전략상황실)'에서 국내 질병관리본부와의 화상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일본의 지역사회 감염과 관련해 이 같은 대책을 지시했다.

전 장관은 "한-일 항공노선을 운행하는 항공사의 경우 여행객을 대상으로 신종플루 감염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방학을 맞아 6월부터 입국하는 유학생에 대해서도 해당 항공사들이 적극적인 홍보와 기내 안내를 하도록 하는 등 6월 이후의 검역대책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국내 첫 감염자인 51세 수녀로부터 분리한 신종플루 바이러스 `A/Korea/01/2009 (H1N1)swl'의 유전자 8종의 염기서열을 모두 확보, 캐나다, 미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미국 유전자은행(GenBank)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본부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의 유전자 8개는 모두 신종플루 표준 바이러스인 미국의 'A/California/ 04/2009(H1N1)swl'와 염기서열이 99% 같았다.

유전적 특성으로 항바이러스제 가운데 타미플루에는 감수성을, 아만타딘에는 내성을 보였다.

본부는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항원 3차 구조가 매년 겨울 유행하는 계절 인플루엔자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밝혀냄으로써 효과적인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바이러스 항원성의 변이 연구가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본부 관계자는 "이번에 확보된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가 진뱅크에 등록됨으로써 전 세계 연구자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고, WHO의 `세계플루감시네트워크(GISN)'에서도 바이러스의 변이 양상 분석 및 백신주 개발에 중요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부는 나머지 감염자 2명으로부터 분리한 신종플루 바이러스도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진뱅크에 등록하는 한편, 가칭 '신종인플루엔자 국가위기 극복 연구사업단'을 출범해 ▲유전자 변이 예측 ▲쥐와 족제비를 이용한 포유동물 병원성 및 전파력 연구 ▲항원 분석을 통한 첨단 백신 개발 ▲치료제 내성 연구 등 대유행 대처 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편 복지부는 수족구병의 법정 전염병 지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엔테로 바이러스의 실험실 감시 및 소아 전염병 표본 감시를 강화키로 했다.

또 서울 도봉구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A형 간염 집단 발병과 관련, 해당 학교 학생과 환자 가족 등 1천200여 명에 대해 항체검사와 긴급 예방접종을 하기로 했다.

이는 수족구병과 A형 간염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라는 전 장관의 원격 지시에 따른 조치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