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미국 지역 교정당국들이 매점에서 판매하는 스낵값을 올려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고 있다. 일부 교도소는 재소자에게 수용비용을 부담하게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은 16일 “미국 교정 당국의 비용절감 노력으로 인해 재소자들의 영치금 통장이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 주는 60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지난 3월 교도소 매점에서 파는 스낵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초콜릿 빵 값을 약 2.5배 올리는 등 지난해 137개 교정시설에서 운영하는 매점에서 가격 인상을 통해 약 3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미주리 주 태니 카운티는 최근 2700만 달러를 들여 호텔 수준의 시설을 갖춘 교도소를 건립했다. 대신 이 교도소의 재소자들은 하루 45달러의 수용비용을 내야 한다.

조지아 주 의회는 경제력이 있는 재소자에게 하루 수용비용으로 40달러를 부과하는 법안을 검토중이다. 오리건주 스프링필드 시의회는 재소자에게 하루 60달러의 수용비용을 내도록 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재소자에게 밥값을 내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애리조나 주의 마리코파 카운티 교정당국은 재소자에게 하루 1.25달러의 식사비용을 내도록 하고 있다.

재소자에게 돈을 걷어 재정을 충당하려는 교정당국의 자구책에 재소자와 가족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플로리다 마틴 카운티 교도소에서 종신형을 사는 재소자의 부인은 “최근 교도소가 배급하는 식사량을 줄여 비용을 절감시키고 재소자들를 굶주리게 하고 있다”며 “이들로 하여금 교도소 매점에서 더 많은 돈을 쓰게 하려는 것”이라고 불평했다.

이 부인은 “1주일에 40달러 이상을 보낼 형편이 안 된다”며 “교정당국은 재소자들을 현금지급기로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교정당국 관리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의 승인을 법원에 호소하고 있다.

로저 팍스튼 오하이오주 리치랜드 카운티 교도소장은 “(재정적자로) 직원 14명을 해고해야 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자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에 50만 달러의 예산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재소자들에게 30달러의 수용비용과 의료비용 등을 물리는 방안의 승인을 요청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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