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병원.교육개혁 항의 시위
정부 "개혁 불가피..더이상 양보 없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념일(16일)은 그의 개혁에 반발하는 시위로 얼룩질 것 같다.

14일 프랑스 전역에서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들과 대학생들의 거리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의료인들은 사르코지 정부의 병원 개혁에, 대학생들은 교육 개혁안에 항의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대학생들의 시위는 무려 15주째 계속되고 있다.

전국의 83개 국립대학 가운데 상당수에서는 학기말 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들의 유급 사태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후유증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르코지 정부는 거센 반발을 감안해 당초 개혁안에서 후퇴한 양보안을 내놓기도 했으나 그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병원 및 교육 개혁안의 핵심은 운영자 측에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하려는 것이다.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과 민간 재원의 유치 등도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학교와 병원의 모든 의사결정이 재정적인 기준에 근거해 이뤄지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르코지 정부는 더 이상 추가 양보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시위가 당장 중단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병원 경영진으로 하여금 경영 현안에 대해 직원들과 협의하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의료인들의 반발을 무마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여겨진다.

의료인들은 이런 개혁안을 밀어붙여 결국은 직원을 대거 감축하려는 계획을 강구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14일자 일간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의료계의 만성적인 적자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뒤 "정부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공공 의료계의 작년 한 해 누적 부채 규모가 200억유로(270억달러)에 달할 정도여서 그대로 방치해 둘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다.

대학가 시위에 대해서도 피용은 "대학에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개혁안도 더 이상 양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면서도 이들 시위가 다른 부문의 노동자 시위로 번지지나 않을 까 내심 우려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