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울펀슨 전 세계은행 총재는 "글로벌 경기가 그리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상당 기간 침체 상태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씨티그룹 국제자문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울펀슨 전 총재는 전날 상하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세계 경기가 'V'자형 혹은 'U'자형으로 회복할지,아니면 'L'자형이 될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될 텐데 나는 'L'자형이 될 것으로 본다"며 "경기가 조만간 급격히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울펀슨 전 총재의 이 같은 견해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최근 "V자형 회복은 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지난주 "애널리스트들이 미국 경제가 오는 3분기나 4분기에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주장했다. 누리엘 교수는 대출손실과 보유 유가증권 상각에 따른 미 금융권의 손실이 약 3조6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펀슨 전 총재는 그러나 손실액이 루비니 교수가 추정한 만큼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가 글로벌 위기에 잘 대처해왔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4조위안(586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고 은행들에 대출을 늘리도록 장려하고 있다. 덕분에 올 들어 4월까지 고정자산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30.5% 증가하는 등 경기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