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3’ 자동차업체들 중 유일하게 구제금융을 받지 않은 포드가 보통주 3억 주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포드가 증자를 실시하는 것은 1956년 상장 이후 53년 만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포드의 주가는 18% 급락한 5달러 1센트로 거래를 마감했다.

포드는 11일 저녁(현지시간) “3억 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얻어지는 자금 일부는 퇴직자의료보험(VEBA)의 기금 조성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이번 증자를 통해 17억∼2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드는 VEBA에게 2022년을 기한으로 131억 달러의 채무를 지고 있으며 이 중 주식으로 갚을 수 있는 한도는 65억 달러다.

오는 12월 31일까지는 12억 달러를 현금으로 상환해야 하며 이 중 6억1000만 달러는 주식으로 충당할 수 있다. 지난 3월 전미자동차노조(UAW)는 기존의 임금동결과 복리후생 감소 조건 대신, 포드로 하여금 퇴직자의료보험기금에 납부할 금액을 주식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계약을 승인한 바 있다.

포드의 증자계획에 주가는 급락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회사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도모하는 기회라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전문가들은 대규모 증자계획의 발표 시 투자자들이 움츠려들어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브라이언 존슨 연구원은 “포드의 재무제표 건실화와 구조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이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라면서도 “현재 주가에 대해서는 회의적 관점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연구원은 “다만 VEBA에게 주당 6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아 채무를 상환하는 것은 향후 가치저하의 가능성을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금융 전문 조사기관 오토모티브 파이낸셜 리서치의 리차드 힐거트 회장도 "단기적으로 볼 때 GM, 크라이슬러에 비해 포드가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하게 되고 노조에 지고 있는 채무를 갚아나가는 것은 회사를 더욱 건실하게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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