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11일 처음으로 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 환자가 확인된 가운데 이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찾는 중국의 노력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중국 위생부는 12일 첫 중국인 신종플루 환자인 바오(包·30)씨와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 393명 중 34명을 제외하고는 신원이 모두 확인돼 격리수용 등 의학적 관찰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환자와 함께 도쿄발 베이징행 노스웨스트항공(NW029편)에 탑승한 승객 233명 중 201명을 찾아냈고, 베이징발 청두(成都)행 쓰촨항공(3U8882편)에 탑승한 승객 150명과 승무원 10명 중 2명을 제외한 158명은 모두 연락이 닿아 의학적인 조치가 이뤄졌다고 위생부는 밝혔다.

베이징시에서 확인된 동승자들은 대부분 궈먼루(國門路) 호텔에 격리 수용됐다.

또 이 환자가 베이징에서 하루 머물렀던 항뤼(航旅)호텔 역시 폐쇄돼 103명의 투숙객과 직원들은 7일간의 정밀관찰을 위해 격리 수용됐다.

이 과정에서 베이징시 위생국과 각급 병원은 11일 하루종일 수백대의 구급차와 의료진을 파견해 접촉자들을 병원과 호텔로 이송하느라 눈코뜰새 없는 하루를 보냈다.

12일 궈먼루 호텔과 항뤼호텔, 접촉자들이 치료를 받는 병원 등은 출입이 통제된 채 마스크와 흰색 가운을 입은 방역팀이 소독 및 방역작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중국 위생부와 공항 등 유관 당국은 바오씨와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과 같은 호텔에 머물렀던 접촉자를 찾아 격리수용하느라 24시간 응급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24시간 응급콜센터 가동과 직접적인 전화연락, 문자메시지 발송, 인터넷을 통한 안내 등을 통해 신원 파악에 주력했다.

이를 통해 베이징과 청두 등을 거쳐 21개성으로 흩어졌던 동승자들을 34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확인됐지만 나머지 미확인자에 대한 추적 조사도 진행중이다.

지역별로는 허난(河南)성과 허베이(河北)성은 각각 10명과 16명의 동승객을 모두 찾았고 랴오닝(遼寧)성은 1명을 제외한 10명의 신원을 모두 확인했다.

그밖에 윈난(云南), 저장(浙江), 간쑤(甘肅) 등 지역별로도 동승자의 신원 확인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또 신종플루 발생과 관련해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발열 등 특이 증세를 보이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격리와 관찰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 입국한 한국인 2명도 발열 등 신종플루 가능성이 의심되는 증세로 11일부터 베이징의 디탄(地壇)병원에서 격리·관찰을 받고 있다.

지난 3일부터 현재까지 중국에서 격리수용된 한국인은 9명이며 이중 7명은 단순 감기 증상 등으로 판명돼 이미 귀가 조치됐다.

지난 2003년 전국을 휩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홍역을 치른 중국은 이처럼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철저한 대비로 대륙에서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