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앞으로 5년간 성적이 부진한 학교 5000개를 폐쇄키로 했다.

안 덩컨 미 교육부 장관은 11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교육 개혁으로 교장과 교사들도 바꿔 학교를 다시 개교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린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이라고 강조하면서 "만성적으로 성적이 나쁜 학교들에는 새로운 출발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덩컨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구상은 매우 전략적이며 목표를 정교하게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랜 기간에 걸쳐 성적이 열등한 학교들을 상대로 레이저처럼 정교하게 초점을 맞춰 개선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정부는 이에 따라 앞으로 5년간 성적이 최하위에 속하는 1000개 학교를 해마다 선정해 폐쇄한 후 다시 개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00개 학교는 미국 전체 학교 가운데 1%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에게 학교를 폐쇄하는 권한을 주지 않고 있다. 지역별 교육자치구나 주 당국이 폐교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1개 학교당 100만달러에 해당하는 총 5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학교와 교사들에 대한 인센티브로 활용해 성적이 부진한 학교들의 개선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덩컨 장관은 덧붙였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미국 학생들의 과학과 수학 능력이 한국 등의 또래 학생들보다 뒤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물리 등 과학에 대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 비율이 지난 25년 동안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미국 학교들이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을 계속해서 뒤쫓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과학 연구 · 발전에 GDP의 3% 이상을 투자키로 약속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