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이코노믹 인디케이터스가 50여명의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미국 경제가 3분기부터 성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경기 하강이 둔화되면서 미국 경제가 저점을 지나 회복세를 탈 것이란 기대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데요.문제는 회복 속도인데요.그동안의 경기 하강 폭이 급격하고 컸던 만큼 급속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아직은 가계 부채가 해소되지 않고 은행이 대출을 꺼리는 탓에 급속한 경기 확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제관련 지표들은 경기 회복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습니다.주가가 오르고 모기지 금리가 떨어지면서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큰폭으로 개선됐습니다.기업들의 재고 감축도 일단락돼 제조업 활동도 다소 활발해졌습니다.실제로 도요타는 캔터키주 조지타운에 있는 캠리공장 가동률을 높였습니다.온타리오 우드스톡 공장에서는 잔업을 통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주택 가격도 안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프리 메즈거 KB홈 최고경영자는 “주택시장이 바닥을 친 게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미국 경제는 성장률 순환 측면에서 보면 바닥을 통과했으며 1∼4개월 가량의 시차를 고려해도 올해 중반 경기 순환의 저점을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과거 경기회복기 처럼 뚜렷한 소비 증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V자형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합니다.회복 모멘텀이 그만큼 강하지 않다는 분석인데요.당분간 뉴욕 증시 흐름은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갑닫은 미국인들 당분간 저축 늘릴 듯

소비가 살아난다기 보다는 소비위축이 둔화됐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08년중 주택가격 및 주가 하락으로 미국 가계의 순자산 규모는 11조2000억 달러 감소했습니다.이를 만회하려면 저축을 늘려야 하는데요.

케이스-실러 통계에 따르면 미국 주택가격은 정점을 기록했던 2006년 6월 이후 지금까지 27% 하락했습니다.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2007년 10월 최고점 대비 S&P 500지수는 43% 하락한 상태입니다.때문에 전문가들은 지난 10여년 동안 평균 1.7%에 불과했던 저축률이 앞으로 수년 내 7,8%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미국민들이 예전처럼 왕성하게 소비를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인데요.주택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증시가 폭락하면서 엄청난 자산 손실을 보게된 미국 소비자들이 자녀들 교육과 노후를 위해 소비를 줄인 탓에 쉽게 지갑을 열것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은행들이 대출 조건을 강화한 탓에 빚을 내서 소비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그렇게 되면 미국 경제성장은 결국 기업들의 투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요.전문가들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 등에서 활발하게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미국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바뀌면 미국에 수출하는 이머징마켓 국가의 경제회복도 다소 더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