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수준 격상.하향 판정 일러

후쿠다 게이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차장은 11일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사태와 관련, "6단계로 올라갈 수도, 4단계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이지 사무차장은 이날 오후 제네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우리는 5단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금은 그 모든 것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보 6단계로 가려면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북미 지역 외에서 인간 대 인간의 전염이 지역사회 수준으로 확산되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북미 대륙 이외에서는 그런 신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유럽과 아시아, 남미 지역의 감염 사례들은 북미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들에게 전염된 것으로서 북미 지역과는 그 시작이 다르다"면서 "지금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WHO는 지난 달 29일 마거릿 찬 사무총장 주재로 진행된 제3차 비상위원회 회의에서 신종플루와 관련한 전염병 경보 수준을 "대유행(pandemic)이 임박"했음을 뜻하는 5단계로 격상시킨 바 있다.

5단계 경보는 바이러스의 인간 대 인간 전염이 한 대륙의 최소 2개국에서 발생해 "대유행이 임박했다"는 강력한 신호가 된다.

WHO가 규정한 최고 전염병 경보 수준인 6단계 `대유행'을 선언하려면, 한 대륙의 최소 2개국에서 발생한 인간 대 인간의 감염이 다른 대륙의 최소 1개국으로 옮겨가야만 한다.

게이지 차장은 또한 남반구에서의 신종플루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극히 적다"면서 "그 심각성과 확산 측면에서 지금 그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WHO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제네바 현지시간) 현재 WHO에 공식으로 보고된 신종플루 감염자 수는 멕시코와 미국을 비롯한 30개국에서 4천694명으로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멕시코 48명과 미국 3명, 캐나다와 코스타리카 각 1명 등 모두 53명이다.

이 중 멕시코와 미국의 감염자는 각각 1천626명과 2천532명이었고, 캐나다 284명, 스페인 95명, 영국 47명, 파나마 15명, 프랑스 13명, 독일 11명 등이었다.

또 이탈리아 9명, 브라질과 코스타리카 각 8명, 이스라엘과 뉴질랜드 각 7명이었고, 일본과 엘살바도르 4명, 한국과 네덜란드, 콜럼비아 각 3명, 노르웨이 2명, 스위스.홍콩.오스트리아.덴마크.아일랜드.포르투갈.과테말라.스웨덴.폴란드.아르헨티나.

호주.중국 등에서 각각 1명씩 감염자가 확인됐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