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약자와 임산부는…타지 마세요."

중국의 한 버스업체가 노약자와 임산부의 승차를 거절하는 안내 문구를 내걸었다가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11일 동남쾌보(東南快報)에 따르면 푸젠성 진산시의 한 버스회사는 지난 9일부터 진산-잉화학원 노선 운행 버스의 우측에 '임산부와 병약자, 65세 이상 노인의 탑승을 사절한다'는 큼지막한 안내 문구를 내걸었다.

'농촌을 운행하는 노선으로 도로 상황이 복잡하고 노면 상태가 안좋기 때문'이라며 친절하게(?) 이유를 설명한 회사측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니 불편하더라도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이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들은 노약자나 임산부가 탑승하는 것을 막지는 않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버스회사에 대한 비난이 들끓고 있다.

승객 보호와 서비스 향상을 위해 고민해도 시원찮을 판에 사고 책임을 면하기 위한 잔꾀만 부린다는 것.
한 승객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하는데 세상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며 "어떻게 이런 문구가 버젓이 버스에 내걸리느냐"고 흥분했다.

한 변호사는 "노약자와 임산부를 태우지 않으려는 의도가 아니고 이들을 상대로 한 돈벌이는 계속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런다고 회사가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신고를 접수한 진산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즉각 취소시키겠다"고 밝혔으며 회사측도 "경각심을 주려고 했는데 본래 취지가 와전돼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며 "안내 문구를 떼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