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1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이집트의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 도착했다.

새 정부의 총리로서 이집트를 첫 외국방문지로 선택한 네탸나후는 이날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는 공동보조를 취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의 고위 관리는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핵무기 획득과 중동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이란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제안을 할 것"이라고 AFP 통신에 말했다.

강경보수파인 네타냐후 총리는 내주에는 워싱턴을 방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중동평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동 지역의 유일한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자국의 안보에 대한 최대의 위협 요소라고 간주하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안을 수용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과 가자지구로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 길라드 샬리트 상병의 석방 협상 등을 중재해왔다.

이집트는 1979년 이슬람권 국가 중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국교를 정상화했으나 지난 3월 말 이스라엘에 네타냐후가 이끄는 매파 연립정부가 들어선 이후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네타냐후 정부에서 외무장관을 맡은 극우정치인 아비그도르 리베르만은 작년 10월 이스라엘 의회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지옥으로 갈 수 있다"고 악담을 퍼부어 이집트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달 말에 행한 연설에서 "5월에 이스라엘 총리만이 우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젠가 이스라엘 총리가 그의 외무장관과 함께 올 날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 리베르만 장관의 방문을 우회적으로 거부한 바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