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해외 게임업체들에 매력적인 시장은 아니다. 워낙 작은 규모인 데다 이미 다양한 게임을 접해서 높아진 한국 유저들의 눈높이에 맞추기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도 한국이 좁긴 마찬가지다. 최근 중국 대만 일본 태국 등 기존의 큰 시장을 넘어 터키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는 이유다.

◆터키 러시아 시장잠재력 크다

그 중 터키와 러시아는 단연 인기다. 터키의 경우 한국처럼 PC방(인터넷 카페)이 잘 갖춰져 있어 온라인게임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조이맥스가 만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실크로드 온라인'이 대표적인 예다. 조이맥스는 이 게임의 글로벌 서버를 만들어 터키 이집트 영국 루마니아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지난해 매출(329억원)의 90%를 벌어들였다. 러시아는 날씨가 추워 실내 활동을 선호하는 데다 이미 45% 이상의 가정에 PC가 보급돼 게임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시장이다. 티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러시아 게임업체 아스트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와 MMORPG '라스트카오스'를 선보이기로 계약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지난해 러시아 게임업체 이노바시스템즈와 손잡고 '리니지2'를 서비스한 데 이어 최근 아이온 서비스 계약도 체결했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예당온라인의 '에이스온라인',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프리스타일' 등도 러시아에 진출한 상태다. 이상민 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러시아는 제3시장으로 일컬어질 만큼 성장가능성이 커 현지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게 서비스하면 MMORPG 분야를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특성 담은 콘텐츠 전략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카타르 등 중동지역도 놓칠 수 없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매년 인터넷 망 보급률이 50% 이상씩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엔플레버는 MMORPG '라펠즈'를 현지 퍼블리셔인 게임파워7과 손잡고 중동지역 20개국에 서비스하기로 했다. 그라비티도 최근 두바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중동지역에서 인기있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서비스를 강화키로 했다. 신흥시장을 잡기 위한 정부의 지원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현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말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2009 상반기 해외 퍼블리셔 초청 신흥 게임시장 전망세미나'를 열고 중동 남미 터키 등 신흥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위정현 콘텐츠경영연구소장은 "중동 지역은 특히 이슬람 교도가 많아 종교적인 의상이나 콘텐츠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