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부상..8만 가구 전화불통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남서부 지역에서 10일 오전 0시30분께(현지시간) 천연 가스관이 폭발하면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 등이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폭발로 화염이 약 200m 높이까지 치솟았으며 수 km 밖에서도 검붉은 화염이 목격됐다고 현지 TV방송이 전했다.

불이 나자 100여 명의 소방대원들이 출동, 4시간 넘게 진화 작업을 펼쳤다.

러시아 연방 비상대책부 대변인은 "이날 폭발로 5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인근 아파트 등 주거지에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또 지하에 매설된 전화 케이블이 손상되면서 화재 현장 주변 8만 가구의 전화가 불통됐다.

표트르 비루코프 모스크바시 부시장은 "20여 년 동안 모스크바시에서 이처럼 큰 규모의 화재는 처음 본다"면서 "그러나 시내 에너지 공급 시스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 현장에 나온 유리 로슈코프 시장은 "화재 원인은 가스관 압력 상승 등 기술적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가스관이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손상돼 화재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며 "내무부 폭발물 전문가와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폭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스크바 시내 곳곳에서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제2차대전 승전기념일(9일) 축하 불꽃놀이 쇼가 펼쳐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