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과의 전면전에 나선 파키스탄 정부가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부전선에서 병력을 차출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은 9일 미국 PBS와 인터뷰에서 "(대탈레반 작전을 위해) 인도와 국경지대에 배치됐던 병력 가운데 일부를 동원했다"며 "만약 필요하다면 더 많은 병력을 이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는 병력 수요에 따른 것으로 수요가 늘어나면 더 많은 병력을 이동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르다리 대통령은 국경공백에 따른 위협에 대해 묻자 "인도와의 관계는 뜨거울 때도 차가울 때도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는 서로 친해지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전쟁을 논하지 않는다"며 국경지대 병력 이동에 따른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반면 아프가니스탄과의 서부 국경지대에는 현존하는 위협이 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라며 "전세계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오늘의 전쟁은 바로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르다리 대통령의 발언은 뭄바이 테러의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인도와 갈등할 당시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서부 국경지대에 배치했던 병력을 인도 국경쪽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던 과거 파키스탄 정부의 입장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과 파키스탄, 아프간 정상 회동을 계기로 그동안 탈레반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해온 파키스탄 정부의 태도가 확연하게 바뀐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2월 탈레반의 무력 포기를 조건으로 북서변경주 스와트에 율법 통치를 허용하는 평화협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영구휴전 약속을 깨고 스와트를 벗어나 세력확장에 나서자 정부군은 지난주 초 처음으로 스와트 인근 부네르와 디르 지구 등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또 지난 4일에는 탈레반이 스와트 중심도시인 밍고라 등에 진주해 정부 청사와 경찰서 등을 장악하자 처음으로 스와트에 대한 공세에 나서 지금까지 수백명의 탈레반 대원을 사살했다.

특히 이런 가운데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미국 및 아프가니스탄 정상과의 회동에서 테러리즘 척결을 위해 미국 및 아프간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유수프 라자 길라니 총리는 탈레반에 대한 전면전을 지시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르다리 대통령과 길라니 총리를 암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