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앰네스티 성명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취임 1년간 러시아 인권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8일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국제 앰네스티는 메드베데프 취임 1년을 맞는 7일 성명을 통해 "취임 초반 (인권 개선의) 긍정적 신호가 있었지만 몇몇 분야에서의 인권 침해는 여전히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인권 신장에 관심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전 정권과 비교해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말보다는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앰네스티는 러시아 내 변호사, 언론인, 야당 당원들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자들이 제대로 처벌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모스크바 중심가에서는 대낮에 인권 변호사와 반정부 성향의 신문사 여기자가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지만, 당국은 아직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유명한 인권운동가 한명이 자신의 집 앞에서 괴한들에게 폭행당했지만 역시 수사는 제자리 걸음이다.

인권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에 따르면 2000년 이래 살인 청부로 숨진 러시아 기자는 16명에 달하지만, 살인범을 성공적으로 재판에 넘긴 경우는 거의 없는 상태다.

앰네스티는 성명에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죄를 지어도 그냥 넘어간다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시민사회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앰네스티는 최근 러시아 정부가 체첸에서의 반(反) 테러 작전 종결을 선언했지만 북카프카스 지역에서의 납치와 고문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