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의 부인이 이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자라 라나바드(61)로 미르 호세인 무사비(67) 전 총리의 부인이다.

라나바드가 화제를 낳는 이유는 대단한 것은 아니다.

단지 선거운동을 위한 남편의 강연이나 연설 때 늘 동행한다는 사실이 유명세를 타는 이유 전부다.

대선에 출마한 남편과 선거운동 장소에 동행하는 것은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이란에서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 전했다.

이란에서는 대선이나 총선 등 선거 때 후보의 부인들이 선거운동 장소에 함께 다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여성의 정치활동을 탐탁지 않게 보는 사회 전반적인 보수적인 분위기로 인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계산 때문이다.

이란 대학 정원의 65%가 여성일 정도로 최근에는 여성차별이 완화돼가는 분위기지만 이란 정치권에서 여성을 찾아보기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30년간 여성 장관은 단 1명도 없었다.

또 혁명수호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대선 후보로 활동한 여성 역시 현재까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중과 접촉을 꺼리지 않는 라나바드의 행보는 파격적이다.

정치학 박사 학위를 가진 라나바드는 알-자라 대학의 학장으로 이란 최초의 여성 학장이기도 하다.

그녀의 행보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부인인 아잠 알 사다트 파라히 여사와도 대조된다.

파라히는 공개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뿐 더러 가끔 나타나더라도 얼굴을 가린 차도르를 입고 행사장에 등장하고 있다.

개혁 성향의 신문 `에테마드'는 `미셸 오바마에서 자라 라나바드까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선거운동 때 배우자를 대동하는 일은 전례가 없고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했다.

라나바드의 새로운 시도가 대권 향배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란 대통령선거는 6월 12일이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