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못내 부모와 합류…임대시장 위축

집을 떠나 독립생활을 하던 호주 젊은이들이 본가로 되돌아가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경제난 탓에 실업상태에 빠지거나 임금이 삭감되면서 임대료 내기가 벅찬 탓이다.

여기에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와 사상 최저수준인 대출금리를 감안해 아예 주택 구입행렬에 뛰어드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어 부동산임대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임대주택 공실률은 지역에 따라 종전보다 2배까지 치솟은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보고 있다고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이 4일 전했다.

부동산중개체인 레이화이트 이사 벤 화이트는 "일부 지역의 경우 임대주택 공실률이 종전 평균 2.5%에서 최근에는 5.0%까지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지역들도 향후 3~4개월 이내에 공실률이 5.0%까지 급등할 것"이라며 "이는 임대주택시장 완화와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올해 23세의 팀 에번스는 주당 340호주달러(32만원 상당)씩 내던 시드니 북쪽의 방 2개짜리 연립주택에서 나왔다.

실업에 대한 두려움 탓에 그는 친구 2명과 함께 지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임대료를 주당 190호주달러(18만원 상당) 절약할 수 있다는 것.
호주부동산모니터(APM)가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주택시장이 세입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
주택소유자들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임대료를 10% 이상 올렸으나 이제 상황이 역전됐다는 분석이다.

경기침체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 졸업 후 집을 떠나 독립생활을 하던 젊은이들이 경제난 탓에 부모로 돌아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탓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실업자 수가 증가하게 되면 세입자들이 싼 임대주택을 찾거나 본가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