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동물 감시수준 강화 촉구

세계보건기구(WHO) 식품안전 전문가인 페터 벤 엠바렉 박사는 3일 "평소의 방법대로 돼지고기를 요리한다면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식품들은 안전한 만큼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

엠바렉 박사는 이날 오후 제네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바이러스는 식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만큼, 돼지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이 바이러스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에 따르면,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요리과정에서 열에 의해 죽고, 가공과정에서도 죽게 된다.

앞서 캐나다 앨버타주(州)에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돼지 200여 마리가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캐나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신종플루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인 돼지들이 멕시코를 여행하고 지난 달 12일 돌아온 농장 직원을 통해 전염된 것으로 보이며, 해당 농장 직원은 신종플루 증세를 보였다.

현재 이 직원은 물론 돼지들도 회복 중이다.

이와 관련, 엠바렉 박사는 캐나다 돼지들에서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크게 놀랄 일이 아니다"라면서 "동물 보건의 관점에서 볼 때, 이 것은 돼지에게는 매우 흔한 바이러스이며 그다지 대단한 질병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돼지를 포함한 "병든 동물들에 대한 인간의 불필요한 노출을 피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면서 병든 동물의 격리조치를 촉구하고 "인간과 동물 모두를 대상으로 신종플루 감시 수준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레고리 하틀 WHO 대변인도 "신종플루 사태로 인해 돼지고기 교역이 제한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하틀 대변인은 전염병 경보 수준을 `대유행(pandemic)의 임박'을 뜻하는 현 5단계에서 `대유행'을 선언하는 최고 단계인 6단계로 격상시킬 가능성에 대해 "경계 수준을 낮출 수는 없다"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글로벌 전염병 경보 수준을 검토할 WHO 비상위원회 회의 개최는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틀 대변인은 이번주초 제네바 WHO 본부에서 과학전문가 회의를 열어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성격과 잠복 기간, 심각성, 감염 취약계층 등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WHO는 3일 오후 6시(제네바 현지시간) 현재 공식으로 보고된 신종플루 감염자 수는 멕시코와 미국을 비롯한 18개국에서 898명으로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멕시코 19명과 미국 1명 등 모두 20명이라고 발표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