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초로 한국계 대법관이 탄생할까. 미국 연방 대법원의 데이비드 해켓 수터 대법관이 최근 은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고홍주 미 국무부 법률고문 내정자(54 · 미국명 헤럴드 고 · 사진)가 후임 후보군에 올랐다.

워싱턴포스트는 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수터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할 후보로 고 내정자를 비롯한 10명을 소개했다. 민주당 정권이 대법관을 지명하는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은 소수 인종이나 여성계를 대표하는 진보적 성향의 법률가를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예일대 로스쿨 학장인 고 내정자는 미국이 국제형사재판소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미국의 법률에 국제적 인권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지론을 펴왔다. 보수진영은 그의 견해가 타국의 법률에 미국의 사법시스템을 종속시킬 위험이 있다고 비판해 왔다.

공화당 정권에서 법무차관을 지낸 시어도어 올슨 전 법무차관의 경우 "고 학장은 미국 사법시스템의 주류에 있는 법률 사상가"라고 지원했다. 다만 미 언론들은 그가 법관으로 활동한 경력이 없으며 국제법 분야의 전문가라는 게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