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일본의 소비자물가가 1년반만에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3월 신선 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1% 떨어졌다고 1일 발표했다.소비자물가가 하락한 것은 2007년9월 이후 1년6개월만이다.신선 식품과 함께 석유도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는 근원(코어) 소비자물가는 0.3% 하락했다.

수요부진속에 물가가 하락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디플레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노린추킨연구소의 미나미 다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하락 추세가 앞으로 몇달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이 다시 디플레에 빠져들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실업률은 4년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총무성이 이날 발표한 3월 실업률(계절 조정치)은 4.8%로 한달전에 비해 0.4%포인트 증가했다.2개월 연속 오른 것으로,2004년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실업률이 한달새 0.4%포인트 올라간 것은 1967년(0.5%포인트) 이후 42년만의 최고치다.총무성은 “고용사정이 급속히 악화되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실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만명 증가한 335만명으로,2005년10월 이후 3년5개월만에 300만명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는 고용조정기금 조성 확대 등을 통해 실업을 억제하려 노력하고 있다.하지만 기업 파산이나 인원 감축이 이어지면서 “실업률이 5%선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예측이 많다.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상은 “내수가 워낙 미약해 세계 동시불황으로 인한 수출 감소를 상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