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A. 밴플리트 미 육군 대장.한국전이 한창이던 1951년 4월 미8군 사령관으로 부임,약 1년10개월 동안 연합군을 이끌며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미 웨스트포인트 출신인 그는 한국의 4년제 육군사관학교 창설 산파역도 맡았다. 또 한국군 10개 사단을 20개 사단으로 늘렸다. 밴플리트 장군은 사랑하는 외아들도 한국에 바쳤다. 짐 밴플리트 공군 중위는 전폭기 조종사로 한국전에서 산화했다.

미 5공군 사령관이 수색대를 꾸려 아들의 시신을 찾자고 밴플리트 장군에게 건의했으나 이를 거절했다. 부전자전일까. 생전 밴플리트 중위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는 장군의 아들다운 면모가 묻어난다. "저를 위해 기도하지 마십시오.대신 나의 동료들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1953년 1월 광화문에서 열린 밴플리트 장군 환송식 행사에 서울 시민 3분의 1이 운집했다.

한국전을 마지막으로 30여년의 군생활을 마감한 뒤 1992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한 · 미 양국간 우호증진 도모에 최선을 다했다.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코리아소사이어티는 1992년 밴플리트상을 제정,한 · 미 관계 발전에 공헌한 양국 국민에게 매년 상을 주고 있다. 올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그 영광을 안았다.

김수찬 오피니언부장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