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회견.."경기침체 잔해 청소"
"SI.핵확산.테러리즘 등 안보 현안 대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9일 자신의 취임 100일간 경기침체의 `잔해'를 청소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할 일이 많다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미국민의 단합과 인내를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좋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진전을 이뤄낸 것은 기쁘지만, 만족할 수 는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사상누각의 경제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면서 "우리에게는 시간을 요하는 많은 일들이 놓여있지만, 우리는 (결국에는 미국을) 더욱 강한 국가로 재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수 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지금도 일자리와 보금자리를 잃은 상태에 있다"며 "경기침체가 끝날 때까지는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더 잃게 될 수 있다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의 올해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6.1%를 기록했다는 상무부 발표를 염두에 두고 완전한 경기회복 때까지 국민의 고통분담과 인내를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우리는 아직도 테러리즘에서 핵확산, 전 지구적 유행성 인플루엔자에 이르기까지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우리 행정부는 지속적이고도 굳건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국민은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부시 전임 행정부 시절 행해진 테러리스트에 대한 고문문제에 대해 "다른 방법을 통해 정보를 구할 수 있었다"며 고문관행을 비판하고, 전임 정부에서 허용됐던 `워터보딩(피의자에게 물을 붓는 행위)'을 `고문'이라고 확실하게 규정했다.

부도위기에 처한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 문제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노조와 채권자들이 일련의 잠재적 양보안으르 제시했다"면서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지 않고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모두 발언 도입부에서 돼지 인플루엔자(SI) 확산문제를 언급하면서 각급 학교에 대한 휴교령 등 비상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밝히고, 감염예방을 위한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신종 독감을 `돼지 인플루엔자'라고 부르는 대신 `H1N1 플루 바이러스'라고 지칭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이날 회견에서는 외교현안과 관련해 이라크와 파키스탄 문제가 질문에서 다뤄졌으나, 최근 2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위협 등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 문제와 관련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주리주를 방문, 타운홀 미팅을 하며 취임 100일의 성과와 향후 과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저녁 공중파방송 황금시간대에 기자회견을 한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