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를 한 지방 풀뿌리 선거운동 조직이 취임 100일을 계기로 본격 추진될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지지여론 확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11월 대선에서 오바마의 선거운동에 적극 나섰던 지역 풀뿌리 조직들은 대선 이후에도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관리하에 `미국을 위한 조직화(Organizing for America)'란 명칭으로 계속 운영되고 있는 상태.
이 조직은 지난 2월 7천87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의 의회 통과를 위한 여론조성과 관련 법안에 찬성한 의원들에 대한 감사의 전화 걸기로 새로운 활동을 개시했다.

이후 3, 4월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3조6천억달러의 새 회계연도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나서달라고 호소함에 따라 예산안 찬성 서명운동을 전개해 60만명의 서명을 받아 의회에 전달했다.

풀뿌리 조직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29일로 취임 100일을 맞아 그동안 입안해온 주요 국정개혁 과제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섬에 따라 이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주새 미주리주에서만 세인트 루이스 등 모두 11개 지역에서 커뮤니티 미팅을 갖고 새 행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과제들에 대한 지지 운동을 벌이는 등 미 전역의 16개 주에서 비슷한 운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미팅에는 2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고, 27일 저녁 세인트 루이스에서 열린 모임에는 비가 계속되는 악천후 속에서도 100여명의 지지자들이 참석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이 조직은 대선 당시 확보된 1천300만명의 기부자 명단을 토대로 주요 정책에 대한 지지여론 조성은 물론 민주당에 대한 정치헌금 요청 등 다양한 운동을 전개중이며, 이메일 리스트를 통해 주요 정책에 대한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풀뿌리 조직이 그동안 역점을 두고 커뮤니티 미팅을 개최한 주에는 작년 11월 대선에서 접전지로 분류된 주중에서 유일하게 오바마 후보가 패한 미주리주 등이 포함돼 있어 내년 중간선거 등에 대비한 정지작업의 성격도 내포돼 있다는 해석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취임 100일을 기념한 타운홀 미팅 장소로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 남쪽의 아널드를 택해 풀뿌리 조직의 운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조직들은 새 행정부가 향후 추진할 의료보험 개혁과 예산안의 의회통과, 경기부양자금의 효율적인 집행 등 국정과제들에 대한 지지여론을 확산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하지만 풀뿌리 조직의 적극적인 활동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라이벌인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인 프랭크 룬츠는 "지지자들을 조직화하고, 주민들과 끊임없이 접촉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도래한 상황에서 이 조직은 21세기에 맞는 생활조직"이라며 경계감을 표시했다.

반면 워싱턴 대학의 웨인 필드 교수는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의 막대한 재정지출에 반대하는 `티 파티' 운동 지지자들이 2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보수적인 미주리주에서는 호응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내년 중간선거때 영향력이 있는 후보가 나설 경우 그에 대한 선거운동을 하는 게 더 쉬울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