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캠프 목록 상원캠프에 판매..차기 선거 겨냥한듯"

지난해 6월 미 대선 레이스에서 탈락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여전히 대선 캠프를 운영하면서, 거액의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특히 올해 1.4분기 동안 클린턴 대선 캠프는 지지자 1백만명 이상의 주소가 담겨 있는 `서포터스 리스트'를 판매하거나 임대하면서 45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이 리스트를 구매하거나 임대한 단체는 주로 클린턴 정치행동위원회, 클리턴 상원의원 선거캠프, 남편인 빌 클린턴의 자선 재단 등으로 사실상 `내부 거래' 형식을 통해 모두 350만달러 이상을 거뒀다고 전했다.

이 돈은 대부분 지난해 대선 경선과정에서 졌던 빚을 갚는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녀의 대선 캠프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운영하는 마크 펜에게 같은 기간 300만 달러를 갚은 것을 비롯해 모두 370만 달러의 빚을 청산했다.

힐러리의 3월말 계좌잔고는 260만달러이지만 선거캠프가 치러야 할 급료와 인터넷 관리비 등을 합칠 경우 이를 초과해 현재 빚을 완전히 청산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신문은 선거 캠프가 계속 운영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현재 국무장관에 재직중인 클린턴이 사실상 정치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1월 상원의원직을 사퇴했으면서도 상원 선거캠프가 계속 존재하고 있고, 대선 캠프로부터 서포터스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라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의 정치위원회 대변인은 이 리스트 확보에 대해 `미래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클린턴 국무장관은 향후 상원의원에 복귀할지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정치위원회 대변인 역시 현직 국무장관으로서 그가 전혀 정치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선거에서 소중한 자산인 지지자 목록의 내부거래는 과거에도 전례가 있었다.

존 케리 상원의원이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뒤, 그의 대선 캠프는 지지자 리스트를 케리 상원의원 선거캠프에 200만 달러에 판매한 적이 있으며, 이후 케리는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직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