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돼지 인플루엔자(SI)가 확산된 가운데 29일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조사단을 지휘한 미국의 한 질병 전문가가 아시아 국가들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3년 사스 창궐 당시 중국으로 파견돼 질병 조사단을 이끌었던 존 맥킨지 호주 커튼대 연구교수는 “과거 사스와 조류 인플루엔자(AI) 창궐로 크게 피해를 입었던 아시아 국가들이 SI에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국제보건기구(WHO)에 멕시코로부터의 자국 입국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북미산 돼지고기의 수입금지 또는 잠정중단 조치를 취했다.

맥킨지는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의 제안은 우스운 일이다. 여행 제한을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증거도 없이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돼지고기를 먹어서는 인플루엔자에 걸리지 않는다. 수입제한 조치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WHO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확산은 여행 금지를 통해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돼지고기는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면 안전하다”고 공식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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