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인플루엔자(SI)가 전 지구를 휩쓰는 '세계적인 전염병(팬데믹.pandemic)'으로 발전할까.

멕시코에서 시작된 SI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5천만명이 희생된 1918년 스페인 독감과 같은 세계적인 전염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홍콩대학의 미생물학과 주임인 웬?융(袁國勇) 교수는 28일 SI가 팬데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웬 교수는 SI가 어느 정도로 위협적일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우리가 '팬데믹'의 시작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웬 교수는 미국에서 '외래(外來) 감염사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현지 감염사례가 나타난 것을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웬 교수는 또 현지 감염사례의 경우 돼지와 접촉해서 감염된 것이 아니라며 " 이는 SI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 매우 효과적으로 전염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웬 교수는 적어도 현 단계에서는 SI가 조류 인플루엔자보다 치명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이에 우쭐해서는 안되며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허친슨연구센터 산하 백신.전염병 연구소의 이라 롱기니 박사는 SI가 한동안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롱기니 박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마도 한동안 SI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롱기니 박사는 SI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SI에 감염된 사람들을 집에 머물게 하는 등 사람들간 접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 인플루엔자 모의실험 결과 이 같은 '봉쇄' 조치가 발병을 거의 3분의 2 정도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롱기니 박사는 미국 SI 환자들의 경우 멕시코 여행중 SI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사람들이 비행기, 버스, 차 등을 타고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멕시코 여행을 통한 감염 양상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大) 인플루엔자(The Great Influenza)'의 저자인 존 배리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기고한 글에서 인플루엔자가 매우 빠른 속도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다면서 과거 전 세계를 휩쓴 인플루엔자의 경우 한 차례 유행하고 끝난 것이 아니라 몇 차례에 걸쳐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 독감의 경우 처음 출현했을 때에만 해도 경미한 수준이었지만 두번째 유행했을 때에는 더 치명적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뒤 두번째로 유행할 때까지는 약 6개월의 시간이 있었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