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국빈방문에 스포트라이트
사르코지-사파테로 28일 정상회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27일 스페인 국빈 방문에 나섰으나 정작 스포트라이트는 퍼스트레이디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받았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전했다.

슈퍼모델 출신의 가수인 브루니는 방문 첫날 스페인의 로열 패밀리와 회동하는 동안 주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3월말 영국 국빈방문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앞에서 단아한 모습을 선보여 세계적 관심을 끈데 이어 1년여만에 인접국 스페인에서도 스페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기를 구가한 셈이다.

사르코지 부부는 방문 첫 날인 이날 마드리드 외곽 파르도 궁전에서 후안 카를로스 국왕과 소피아 왕비의 영접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도 주위의 시선은 온통 브루니에게 쏠렸다.

양국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검은색 드레스에 볼레로 타입의 흰색 블라우스를 받쳐입고 굽이 낮은 검은색 단화를 신은 브루니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기에 바빴다.

소피아 왕비와 회동하면서 브루니는 정중하게 몸을 숙여 인사를 하는 대신 왕비의 양쪽 뺨에 키스를 했다.

지난해 영국 방문 당시 브루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정중하게 무릎을 굽히고 몸을 숙여 인사하는 것으로 예의를 표했다.

당시에도 브루니는 회색톤의 크리스티앙 디오르 정장과 베레모를 맞춰 입고 굽 낮은 플랫슈즈를 신은 단아한 모습으로 영국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브루니는 그뿐만 아니라 펠리페 왕세자와 레티시아 왕세자비와 오찬을 함께 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도 레티시아 왕세자비의 양쪽 뺨에 키스했다.

스페인 언론들은 브루니와 왕세자비의 회동을 "우아함과 매혹의 겨루기"라고 비유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일간 엘문도는 사설을 통해 "사르코지의 스페인 방문에 대한 관심이 인기 가수인 브루니의 존재로 배가됐다"라고 평가했다고 AFP가 전했다.

사르코지도 브루니의 인기를 실감한 듯 주스페인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열린 모임에서 "이탈리아 출신의 프랑스 여성이 오늘 마드리드에서도 프랑스를 대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라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둘째날인 28일에는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두 나라 사이의 협력관계 구축을 비롯해 바스크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반군단체 ETA에 대한 공동 대응전략을 논의한다.

두 정상의 회동은 최근 사르코지 대통령이 자국 여야 의원들 앞에서 사파테로 총리를 "똑똑하지 않다"라고 깎아내렸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회동에 앞서 사르코지와 사파테로는 각각 "우리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진실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고 갈등설을 한목소리로 부인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