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스페인 환자발생..WHO 전염병경보 격상
美 40명 감염.."전 세계적 전염병 대비"

돼지 인플루엔자(SI) 감염 환자가 27일 북미 지역을 넘어 유럽에서도 잇따라 발생하며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돼지 인플루엔자가 진원지인 멕시코를 시작으로 이웃 미국, 캐나다로 번진 뒤 전 세계적 유행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자국민 1명이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을 공식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감염자는 23세의 남자로 멕시코 여행을 마치고 지난 22일 돌아온 뒤 발열과 호흡기 계통의 고통을 호소해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또 영국 스콜틀랜드 지역에서도 이날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 환자로 의심이 돼 온 2명이 양성 판정 반응을 받았다.

이들 2명 모두 멕시코를 방문한 뒤 최근 돌아왔다.

앞서 영국의 앨런 존슨 보건장관은 돼지 인플루엔자로 의심되는 25건의 사례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독일에서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 최소한 2건의 의심 사례가 발견됐고, 이탈리에서는 멕시코 국경 인근의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다녀온 31세 여성의 감염이 의심되고 있고, 프랑스 등에서도 의심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이 밖에 오세아니아권인 뉴질랜드에서도 멕시코로 단체 여행을 다녀온 10대 학생 3명이 감염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와 별도의 다른 10명의 학생도 유사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뉴질랜드 보건당국이 전했다.

돼지 인플루엔자가 급속도로 확산 조짐을 보이자 유럽연합(EU)은 인플루엔자 감염지로의 불요불급한 여행은 자제해 줄 것을 역내 국민들에게 당부하는 한편 27개 회원국 보건장관들의 긴급회동을 30일 갖기로 했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가 현재 3단계인 전염병 경보 수위를 4단계로 격상시켰다.

이번 발병 사태가 처음 발생한 멕시코에서는 이날 현재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총 149명으로 증가했다.

멕시코에서는 지금까지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 증상으로 1천995명이 입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미국 내에서도 감염 환자가 잇따라 늘어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 환자가 5개주에서 총 40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카운티에서 이날 8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는 등 감염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돼지 인플루엔자 사태를 면밀히 주시중에 있다"면서 "우려를 야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급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은 미국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적 전염병이 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돼지 인플루엔자가 급속히 확산되자 아시아 국가들도 비상태세를 갖추고 있다.

중국, 대만 등은 환자 발생시 격리 조치에 나서기로 했으며,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주요 공항에서는 체온 감지기를 설치해 입국자들에 대한 검역 강화에 착수했다.

(파리.워싱턴연합뉴스) 이명조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