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SI공포'에 초긴장
[SI 추정환자 국내 첫 발생] 중동으로도 확산…WHO "AI때보다 상황 급박"

국내에서도 돼지 인플루엔자(SI) 추정환자 1명이 발생하는 등 SI 공포가 전 세계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발원지인 멕시코에서 사망자가 152명으로 늘어나고 유럽과 아시아로도 피해가 확산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7일 SI에 대한 전염병 경보 수준을 3단계에서 4단계로 높였다. 2004년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시 전염병 경보가 3단계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황이 한층 급박해졌다는 뜻이다.

4단계는 사람 간 전염병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의미로 각국은 이때부터 △감염지역 주민 격리 △여행 자제 권고 △여행자 검역 등 방역에 나서야 한다. WHO 인플루엔자 경보는 1~6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유행(Pandemic)을 의미하는 6단계가 최고 등급이다.

WHO는 SI 확산이 계속될 경우 향후 5단계,6단계로 추가 상향이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WHO는 수백만명분의 항바이러스제를 공급키로 했다.

[SI 추정환자 국내 첫 발생] 중동으로도 확산…WHO "AI때보다 상황 급박"

멕시코에선 고열 기침 등 증세를 보이는 의심환자가 1600명을 넘어섰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캔자스 등 5개 주에서 총 51명의 감염 사례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 중 28명은 최근 멕시코 여행을 다녀온 뉴욕시립고등학교 학생들이다.

미 CDC 관계자는 "감염자의 연령대는 7~54세 사이"라며 "1명을 빼고 나머지 환자들은 치료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멕시코와 미국을 포함,캐나다(6) 스페인(6) 호주(1) 등 전 세계에서 총 76건의 SI 감염 사례가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SI 의심 환자는 스페인(26) 호주(19) 뉴질랜드(11) 스웨덴(5) 영국(3) 태국(1)과 중동의 이스라엘(1)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각국은 SI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멕시코는 다음 달 6일까지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다. 세계은행(WB)은 SI 대책 마련을 위해 멕시코에 2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키로 했다.

26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미국은 정부 비축분의 25%인 1200만명분의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를 방출하고 멕시코 여행자 검역을 강화했다.

유럽연합(EU)과 홍콩은 국민들에게 멕시코와 미국 여행 자제를 촉구했고 중국과 러시아,우크라이나,세르비아는 멕시코와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중단했다. 일본은 SI대책본부를 신설하고 멕시코인에 대한 입국 비자 면제 조치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SI 확산 방지를 위해 각국이 국경 및 이민 단속을 대폭 강화하면서 국경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총장은 "글로벌 이동이 잦은 현 상황에선 국경 통제나 여행 제한 등으로 SI 확산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각국의 경쟁적 제한조치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SI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적 공조를 역설했다.

중국에선 산시성의 한 학교에서 100여명의 학생들이 집단으로 독감 증세를 보여 휴교령이 내려졌으나 SI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자바오 총리는 SI 예방을 위한 8대 응급조치를 발표하고 출입국 검역 및 축산품 위생 강화 등을 지시했다.

아직까지 SI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은 만큼 각국 대책도 감염자 격리,여행자 검색,항바이러스제 제공 등 기본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미 CDC는 손을 자주 씻고 가급적 얼굴을 만지지 않는 등 청결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SI 바이러스가 돌연변이인 만큼 파괴력이 사스(SARS ·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AI를 능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WHO는 SI가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의 대유행(팬데믹)을 촉발할 수도 있지만,향후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는 바이러스의 독성과 사람의 면역체계 수준,기존 인플루엔자 항체 적용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김미희/조귀동 기자 iciici@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