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진수…기술.전력노출 꺼린듯

중국이 해군 창설 60주년을 기념해 23일 거행한 해상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핵잠수함은 구형 잠수함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언론과 해외 언론들은 각국 함대가 참가한 가운데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서 최신예 핵잠수함이 공개될 것으로 크게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핵잠수함 2종류는 모두 1980년대 초에 진수돼 이미 20여년간 현장에서 작전 업무를 수행한 구형 핵잠수함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포털사이트를 검색해 살펴본 결과 이번에 공개된 '창정(長征) 6호'는 1970년 9월 랴오닝(遼寧)성 조선소가 개발에 착수해 1981년 초에 진수된 '샤(夏)급'(092형) 잠수함으로, 1983년 8월부터 해군 작전에 투입됐다.

전장 120m, 폭 10m에 배수량 8천t급의 이 핵잠수함은 사거리 2천700㎞의 탄도미사일 12기와 어뢰발사관 6기가 장착돼 있다.

1988년 9월에 미사일 발사 실험에 성공했으며 1995년 말에 사거리 8천㎞의 '쥐랑(巨浪)-2호'형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개조됐다.

함께 공개된 '창정 3호'는 창정 6호보다 규모가 작은 전장 108m, 폭 11m에 배수량 5천t급으로 중국에서 '한(漢)급'(091형)으로 분류된다.

이 핵잠수함 역시 1983년 진수돼 작전을 수행하면서 수차례 개조 과정을 거쳤다.

이날 해상 열병식에는 두 종류의 핵잠수함 외에 '창청(長城) 218호'와 '창청 177호' 등 디젤추진 잠수함 2척도 참여했다.

중국은 현재 핵잠수함 8척, 디젤추진 잠수함 58척 등 총 66척의 잠수함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해군 총사령관 등 군사전문가와 각국 언론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최신예 잠수함을 공개할 경우 자국의 기술과 전력 노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최신형 대신 구형을 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이번 열병식에서 구축함, 호위함 등 25척의 첨단 군함과 젠(殲) 시리즈 등 31대의 첨단 전투기를 동원해 '대양해군'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첨단 전투기들은 72발의 축포를 쏘아 올리고 에어쇼를 벌이는 장관을 연출했다.

한편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앞서 이날 오전 9시부터 해상 열병식을 개최한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었으나 실제로 열병식은 오후 2시30분께 시작됐다.

이를 두고 흐린 날씨와 강풍 탓에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군사소식통들은 실제 해상 열병식은 오후에 이뤄질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