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말레이계 우대 정책인 '부미푸트라' 정책을 완화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23일 나지브 라작 말레이시아 신임 총리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서비스 부문을 대폭 개방하는 등 경제 개혁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나지브 총리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전자제품 및 상품 수출에 의존해온 경제구조를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말레이시아는 올 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는 현재 55% 수준인 서비스산업 비중을 60%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나지브 총리는 또 "일부 서비스 부문에 한해 말레이계 소유 지분 30% 보장을 의무화한 '부미푸트라' 정책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혀 앞으로 의료 관광 등 서비스 시장의 외국인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말레이시아는 1969년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말레이계와 경제주권을 장악한 소수 중국계 화교 간 충돌 이후 말레이계 보호를 위해 이 같은 법을 마련했으나 외국인 투자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로버트 원더포트 HSBC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의 경제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나지브 총리는 글로벌 5대 외국계 법률회사의 진출을 허용하고 다음 주엔 금융 부문 개혁 세부 방안도 밝힐 계획이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