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차량번호도 동일…소유주들 "진짜 가려달라"

짝퉁이 많다보니 외관은 물론 차량번호까지 일치하는 차량이 조우하는 황당한 일도 중국에서는 일어난다.

지난 20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내 한 호텔 앞에서 '遼L33090' 번호판을 단 '쌍둥이' 검은색 일제 승용차 2대가 우연히 만났으며 깜짝 놀란 승용차 소유주들이 자신의 차량이 진짜라며 진위를 가려줄 것을 경찰에 요청했다고 요심만보(遼瀋晩報)가 23일 보도했다.

이 차량 소유주 가운데 한 명인 정(鄭)모씨는 1년 전 판진시(盤錦) 제3공장에서 8만위안을 주고 이 차량을 구매했다며 상대방 차량이 '짝퉁'이라고 의심한 반면, 두달 전 잉커우(營口)에서 4만위안을 주고 차를 샀다는 또 다른 소유주 쑨(孫)모씨는 "구매 당시 전 소유주가 30여 차례 법규를 위반해 부과된 벌금까지 다 물면서 합법적인 명의이전 수속을 밟았다"며 자신의 차가 진짜라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차량에 발급된 '운행증'은 모두 진짜였지만 발급일은 각각 달랐으며 승용차 앞에 단 번호판은 두 차량 모두 진짜였지만 뒷면에 단 번호판은 모두 위조된 것이었다.

차량의 프레임 번호는 차량관리소에 등록된 것과 모두 일치했지만 엔진 일련번호는 두대가 서로 달랐다.

이들 차량은 이미 원래 소유주를 추적하기 곤란할 정도로 수없이 거래된 상태여서 '진품'을 가리기 위해서는 거래 이력을 모두 추적해야 하기 때문에 경찰도 쉽게 진위를 가려줄 수 없는 형편이다.

차량관리소측은 "운행증 분실 신고를 해 새 운행증을 발급받은 뒤 동일 기종의 또 다른 승용차의 프레임 번호 등을 위조하고, 진짜 번호판은 2대의 차량 앞면에 나눠 달고 뒷면에는 위조한 번호판을 각각 달면 외관상 '합법적'인 쌍둥이 차량이 탄생하게 된다"며 "두 대중 한 대는 대포차 등 비정상적으로 거래되는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가짜 차량 구매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중고차 구입 때 차량관리소에 차량의 진위를 묻고 구입 즉시 명의를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