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사후 피임약인 '플랜 B'를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17세 여성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미 정부의 보건 담당 관계자가 밝혔다.

그동안 사후 피임약은 18세 이상 여성에게만 처방전 없이 판매가 가능했다.

FDA의 이런 방침은 조지 부시 전 행정부 때의 입장을 뒤집은 것으로, 법원의 최근 판결에 따른 것이다.

뉴욕 지방법원의 에드워드 코먼 판사는 출산권리센터(CRR)가 FDA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조지 부시 전 행정부가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에 의해 사후 피임약을 18세 이상 여성에게만 처방전 없이 판매토록 했다며 17세 여성에게도 판매토록 하는 한편 연령 제한을 없앨지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난달 판결했다.

플랜 B는 성관계 후 원치 않는 임신을 막기 위해 복용하는 사후 피임약으로, 이미 임신을 한 경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보수주의자들은 이 약이 난자가 자궁에 착상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실제로는 낙태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해왔다.

부시 행정부는 이런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을 반영해 제한적인 판매 방침을 고수했고 이로 인한 논란이 지속돼 왔다.

플랜 B는 성관계 후 72시간 안에 복용하면 임신 가능성을 89%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