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2일 국회의원 400명을 뽑는 총선을 실시했다.

이날 총선은 전국 1만9천726개 투표소별로 오전 7시(현지시간)를 기해 일제히 시작됐으며, 14시간 뒤인 오후 9시 투표가 마감된 뒤 개표에 들어간다.

최종 결과는 남아공 선거법에 따라 이틀후인 24일 발표된다.

그러나 선거에 앞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6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둘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대통령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는 남아공은 이번 총선에 이어 내달 6일 국회에서 투표를 통해 칼레마 모틀란테 현 대통령의 후임을 선출하는데, ANC의 대통령 후보인 제이콥 주마 총재의 당선이 확정적이다.

지난 2007년 12월 ANC 전당대회에서 타보 음베키 당시 대통령을 꺾고 ANC 총재에 당선되면서 남아공 정계의 전면에 부상한 주마는 부통령 재직 당시의 무기거래 스캔들로 부패재판에 직면하기도 했으나 검찰이 최근 기소 철회 결정을 내림으로써 대권가도의 유일한 걸림돌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총선은 ANC가 내부 갈등으로 탈당 파동을 거친 뒤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지난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철폐 이후 실시된 3번의 선거에 비해 훨씬 역동적인 선거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음베키 대통령이 주마 총재와의 권력다툼 끝에 ANC에 의해 축출된 데 반발, ANC를 탈당한 음베키 지지세력은 국민회의(COPE)를 창당한 뒤 제1야당 민주동맹(DA)과 함께 반(反) 주마 기치를 내걸고 지지를 호소해 왔다.

이에 따라 총선 후 두 정당의 연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두 정당은 이번 총선에서 각각 10% 남짓한 득표율을 얻어 제1야당의 지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며, 26개 정당이 국회의원 후보를 냈다.

또 이번 선거에서는 총 156개 정당이 430명을 뽑는 지방의회에 진출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이번 선거의 등록 유권자는 2천318만명으로, 2004년 총선에서는 76.7%의 투표율을 기록했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