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원들에게 '올해의 고민거리'는 경제위기와 재정적자, 의료ㆍ환경 법안뿐이 아니다.

'뱃살 관리'도 공통적인 숙제다.

미국인들은 경제위기 이후 헬스클럽 회원권을 취소하고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때우며 시간외 근무를 하느라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경우가 늘었는데, 의원들도 예외는 아니라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달 구제금융 관련 청문회 기간에 살이 쪄 속상하다며 "식사 조절 없이 살을 빼고 싶다"고 말했다.

점심 약속이 줄기차게 잡혀있고 불규칙한 의회 시간표에 따라야 하는 의원들이 식사 조절을 하기는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다.

따라서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는 의원들이 많다.

짐 드민트(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매일 밤 상원 헬스클럽에 들러 30분씩 트레드밀을 뛴 뒤 자전거 운동과 상체 웨이트 운동으로 몸을 관리한다.

스키 사고를 당한 리사 머코우스키(알래스카) 상원의원은 목발을 짚고 의회 복도를 돌아다니면서 "팔 근육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짐 리치(아이다호) 상원의원은 만보기를 지니고 다닌다.

그는 "운 좋게도 의회의 모든 시설은 멀리 흩어져 있다"며 약속 장소를 이동하면서 이곳저곳 옮겨 다니면 운동이 된다고 설명했다.

의원들과 백악관 직원들, K스트리트의 로비스트들을 상대하는 영양사 캐서린 탤미지는 의회에서 가장 건강 관리가 안 되는 사람들은 의원들이 아니라 로비스트들이라고 전했다.

로비스트들은 주 업무가 식사 자리에서 이뤄지며, 많이 걷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가장 몸 관리가 잘 되는 사람들로는 기자를 꼽았다.

그는 한 기자의 경우 정치인들과의 인터뷰를 따기 위해 하루 평균 1만7천걸음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탤미지는 정치인들이 불규칙한 생활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고혈압과 높은 콜레스테롤에 시달릴 위험이 크며, 특히 여성 정치인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뭔가 먹어대고 남성 정치인들은 밤에 과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