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 미국식 기업문화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20일 미 일간 USA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위 임원들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며 "최고경영자(CEO)에게 지나치게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스타 플레이어가 흥행을 좌우하는 프로스포츠와 달리 기업은 근로자의 노력과 조직이 다양한 층위에서 발휘하는 역량이 이윤 창출의 동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또 "자본주의에 필요한 경영 리더십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근 경제위기가 단기 이윤만을 추구한 '과도한 탐욕' 때문에 발생했다는 얘기다. 그는 "모든 이해당사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하다"면서 "CEO는 고객 근로자 관계기업 모두와 상생할 수 있도록 회사를 경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차입 경영에 대해서도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비판했다. 그는 "교세라 같은 기업이 레버리지(차입)를 사용해 과도한 이익을 만들어내기란 쉽다"며 "하지만 기업의 목적은 장기적인 생존이며 불황기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재무구조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3대 기업인'으로 일컬어지는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1955년 교세라를 창립해 세계 굴지의 전자부품업체로 키워냈으며,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현재에도 그의 이름을 딴 세이와주큐에서 벤처기업인을 육성하고 있다. 그는 "기업의 흥망성쇠는 기업가의 사람됨에 달렸다"며 기업가의 경영철학을 중요시하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n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