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 후 미국의 자본주의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으나,보수적인 반대파들은 그가 미국을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로 바꾸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0일 보도했다.

IHT는 오바마 대통령의 최근 발언으로 볼 때 그가 지향하는 자본주의는 △소비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저축과 투자를 늘리고 △중산층에게 부(富)를 재분배하며 △세계의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정부가 안정적인 시장 기반 경제를 위해 필요한 파트너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미국식 자본주의는 2차대전 이후 반 세기 동안 소련의 전체주의적 공산주의에 맞서는 민주주의적 자본주의로서 자리를 잡아왔고,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에는 이념적 대안 없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영향력을 미쳐왔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은 '경제자유의 순수한 형태'로 지칭하고,진보주의자들은 '잘못된 자유시장 근본주의'라고 비판해온 미국식 자본주의는 과도한 거품이 꺼지면서 금융위기를 맞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경제위기는 △지나치게 금융공학에 의존하고 △'호황기' 과실의 대부분이 부유층에만 쏠렸으며 △국내 부채를 충당하기 위해 과도하게 해외 자본에 의존했기 때문에 초래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주의 행동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지향하며 정부가 보다 손쉽게 민간 시장경제에 간섭하길 원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오바마가 현재의 위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진보 진영에서는 경기침체가 끝나면 오바마가 미국식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