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15일 프랑스 의원들과의 오찬모임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을 혹평했다는 사실이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에 보도된 뒤 그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AFP통신은 18일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떠벌이 대통령(hyperpresident)'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거친 사르코지의 평소 언행 탓에 파장을 수습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유럽의 주요 언론들은 사르코지의 발언에 대해 "바보,애송이,무개념-사르코지의 이웃 지도자들에 대한 평가"(영국 가디언),"(사르코지의) 무제한적 콤플렉스"(스페인 ABC),"잘생기고 인기 있는 신임 대통령이 등장하자 성격 더러운 작은 공주가 돼버린 사르코지"(영국 더타임스)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일제히 비판했다.

특히 사르코지 대통령이 오는 27일 방문할 예정인 스페인의 반발 강도가 거세다. 사르코지는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를 "똑똑하지 못한데도 재선에 성공했다"며 깎아내렸다.

ABC와 라 방구아르디아 등 스페인 주요 언론은 "사르코지가 사파테로에게 창피를 주었다"고 이번 일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으며 "스페인 방문을 준비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닌 것 같다"고 비꼬았다.

야당인 국민당 대변인 에스테반 곤살레스 폰스도 "(사르코지의 평가가) 사실이라 해도 외국의 정상이 우리 총리를 조롱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문제의 발언이 나왔던 오찬모임에 참석했던 프랑스 의원들의 전언은 서로 갈렸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