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서안 지역의 유대인 정착촌에 침입한 팔레스타인인이 17일 정착민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일간 하레츠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20대로 추정되는 한 팔레스타인인은 이날 오전 서안의 헤브론 남부에 있는 베이트 하가이 정착촌에 몰래 들어갔다가 순찰중이던 유대인들에게 발각됐다.

이 팔레스타인인 청년은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이들 정착민에게 휘둘렀고, 이에 정착민들은 총탄을 쏘아 이 청년을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정착민 1명이 가벼운 자상을 입었다.

이스라엘군 라디오에 우지엘이라고 밝힌 한 정착민은 "정착촌 내 주택들 사이를 배회하는 팔레스타인인을 발견하고 `누구냐'고 물었더니 그가 다짜고짜 흉기를 꺼내 들었다"며 "내 동료는 즉시 총으로 그 테러리스트를 제압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에는 서안의 다른 정착촌인 바트 아인에 팔레스타인인 괴한이 잠입해 13세 유대인 소년을 살해하고 다른 7세 어린아이에게 중상을 입힌 뒤 달아나는 사건이 벌어졌었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 때 점령한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과 동예루살렘에서는 이스라엘인 40만명 가량이 요새와 같은 정착촌을 짓고 그 안에서 거주하고 있다.

미국 등 서구 국가와 팔레스타인은 서안 지역 내 정착촌 건설의 동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지난달 말 들어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보수 정부는 정착촌의 확대 정책을 펴나갈 예정이어서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