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우유부단…경험 적어"
사파테로 폄훼, 베를루스코니엔 찬사


국제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주요국 정상들에 대한 촌평을 쏟아내 화제가 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16일 엘리제궁에서 열린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최근 주요20개국(G20) 런던 정상회의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등에 잇따라 참석한 각국 정상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인물평을 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7일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 대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경험이 많지 않고 우유부단하다"면서 "장관을 해본 적도 없고 불과 두달 전에 대통령에 선출돼 아직 의사결정이나 효율성이 항상 기대이상은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G20회의 때 오바마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설득해 프랑스와 조세피난처 문제를 타결지었다는 언론보도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당시 오바마 대통령에게 "당신은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대통령에 선출됐다.

조세피난처는 구시대의 화신이다"라면서 조세피난처 규제의 필요성을 직접 설파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아주 현명하고 강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으며 섬세한 마음씨를 가졌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해 사르코지는 "독일의 경제가 위기에 빠져있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에 G20회의에서 나와 같은 편에 섰던 것"이라면서 "메르켈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고 언급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어 공영방송의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사회당 정부를 거론하면서 "그들이 누구를 모범으로 삼고 있는지 아느냐"라고 사파테로 총리가 자신의 정책을 답습했음을 과시했다.

그러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다시 선출된다는 것"이라면서 "베를루스코니는 3번이나 총리로 뽑혔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