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130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새로운 고속철도 시대가 열리면 고속도로를 추가로 건설하거나,이미 포화상태인 항공 수단보다 더 빠르고 값싸며 이용하기 쉬운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이미 책정된 80억달러에다 향후 5년간 50억달러를 추가로 고속철도 사업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미 정부는 우선 기존 도시 간 철도시스템 개선용으로 자금을 지원하고,향후 시속 150마일(240㎞) 이상 속도를 내는 고속철 노선을 건설하는 데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정부의 고속철도 지원 계획이 발표되자 미 주정부들이 경쟁적으로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300억달러를 투자해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2시간에 주파하는 고속철도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계획은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각 주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시스템을 건설한 것과 유사하다. 주간 고속도로 사업은 경기를 부양시킨 것은 물론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급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중국 러시아 인도 등도 고속철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시속 250㎞ 이상으로 주행하는 고속철도를 1만6000㎞ 이상 깔 계획이다. 2020년까지 5조위안(약 1100조원)을 투입해 철도 길이를 4만1000㎞ 이상 연장하는 철도 확충사업의 일환이다. 전국 31개 성 · 직할시 · 자치구에 있는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를 고속철도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러시아는 2020년까지 19억달러를 투자,모스크바 등 18개 도시를 연결할 방침이다. 러시아 첫 고속철도인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은 올 하반기에 개통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