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미생물 생존 단서 줄 것" 기대

빛이나 산소가 없이도 살 수 있는 신종 미생물이 남극에서 발견됐다.

16일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은 살아있는 타임캡슐이라 할 수 있는 신종 미생물 군체가 남극의 빙상 밑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미생물 군체는 150만년에서 200만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질 미커키 박사팀은 남극대륙의 블러드 폭포에서 채취한 물 표본을 분석한 결과, 산소 없이 살 수 있는 미생물들을 찾아냈다. 블러드 폭포는 지구 상에서 가장 극한의 사막으로 알려진 맥머도 드라이 밸리의 유일한 빙하인 테일러 빙하 끝에 있다.

폭포 모양의 지형에서 흘러내리는 붉은 물 속에서 발견된 미생물들은 빙하 밑의 암반에서 철분을 흡수해 살아가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곳의 얼음층이 너무 두껍고 빙하 가장자리에서 너무 멀어 미생물 서식지까지 뚫고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러나 미생물들이 서식하는 얼음 밑 연못의 지름이 적어도 5km에 달하고 150만년에서 200만년 전에 생긴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유전자 조사 결과 이 미생물은 현재 바다에서 발견되는 미생물과 비슷한 구조를 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신종 미생물들이 피요르드 지형이나 바다에서 대규모 군체를 이뤘다가 해수면이 낮아질 당시 분리돼 빙하에 덮였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것은 마치 150만년 동안 아무도 보지 못한 숲을 발견한 것과 같다"며 "이 미생물이 현대의 생물종들과 비슷하면서도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오랫동안 극한의 환경에서 생존한 결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으로 화성의 빙관 밑이나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의 얼음 덮힌 바다 속 같은 극한 환경에서 미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 단서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17일자 '사이언스'지에 게제됐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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