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일부 교사들이 행동장애를 겪는 학생들이 물어뜯는 등 위해를 가하는 것에 대비, 파상풍 예방주사를 맞고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일간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에 따르면 영국 내 제2 교사노조인 전국여교사교장연맹(NASUWT)은 최근 연례회의를 갖고 문제 학생들로부터의 공격에 대비해 회원 교사들에게 B형간염과 파상풍 예방접종, 보호장구를 제공하기로 했다.

NASUWT는 또 교사에 대한 문제 학생들의 신체.언어적 공격을 주제로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NASUWT 회의에서 교사 마크 페리(40)씨는 10살짜리 제자가 자신에게 위해를 가한 사례를 얘기하며 눈물까지 보였다.

그는 "한 학생이 교실에서 내게 물건을 집어던지고 욕설을 내뱉더니 급기야는 목에 가위를 들이밀며 위협했다"며 "한 번은 한 학생에게 심하게 물려 피를 흘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 수잔 낸커비스 씨는 "특수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를 물어뜯는 일은 큰 골칫거리"라며 "일부는 교사는 B형간염과 파상풍 예방주사를 맞기도 하는데 예산 지원이 되지 않아 자비로 80파운드(16만원 상당)를 들여 간염주사를 맞는 동료도 봤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을 위한 예방주사나 보호장구 구입은 학교 예산 배정에서 후순위로 밀리기 일쑤"라며 "자비로 해결하는 교사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NASUWT는 영국의 특수학교 및 청소년 보호시설 등지에서 일하는 교사들에게 정부가 보호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 단체는 정부가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장애아동들을 일반 학교에서 교육키도록 한 방침이 교사와 일반 학생들을 위험에 노출시킬 뿐 아니라 장애를 겪는 아이들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15만여명의 아동이 행동장애를 겪어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장애 정도가 심각한 어린이 1만3천명은 특수학교에 다니지만 나머지는 영국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일반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수업을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