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미국에서 친환경산업과 관련된 ‘그린 칼라(green collar)’ 일자리가 뜨고 있다.

AP통신은 14일 극심한 경제난으로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미국 내 전문대학의 신재생에너지 및 연료효율 관련 학과에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이들은 주로 태양열 패널 설치,풍력발전 터빈 수리,바이오연료 제조 등 실용적 기술을 배우려는 수요다.미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신규 실업자 수는 66만3000명,실업률은 1983년 이후 최고치인 8.5%를 기록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팜비치 커뮤니티 칼리지는 올 가을학기 대체에너지 관련 학과 수강생이 200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작년 등록생 수가 20명이었던 걸 감안하면 무려 10배 증가한 숫자다.센트럴 캐롤라이나 커뮤니티 칼리지에선 친환경 건축 및 신재생에너지 수업을 등록하기 위해 며칠씩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실업률이 12%로 미국 최고 수준인 미시간주의 랜싱 커뮤니티 칼리지의 경우 대체에너지 학위 과정 등록자 수가 2005년 42명에서 지난해 252명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그린 칼라’ 일자리가 각광을 받게 된 데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추진중인 대체에너지 활성화 및 지구온난화 감축 정책이 주 요인이 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자동차 업계 실직자에게 1만달러의 재교육비를 지원하는 미 정부 정책에 따라 자동차회사에서 근무했던 중년 남성들도 친환경 기술 교육에 몰리고 있다.미 태양에너지협회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지난 2007년 미국에서 50만개의 일자리와 43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에너지효율 관련 산업에선 같은 기간 860만개의 직업과 1조달러의 매출을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협회는 2030년까지 두 부문이 최대 3700만명의 고용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친환경산업도 경기침체의 한파를 피해갈 수 없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베리 새드릭 캘리포니아 친환경직업협회 회장은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의 성장잠재력은 크지만 현재 제공할 수 있는 일자리는 턱없이 적다”고 지적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