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영화를 촬영하거나 TV광고를 찍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이 영화산업의 본산이라는 명성을 잃고 있다.

미국 내 다른 주들이 영화촬영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데다 경기 불황까지 겹쳐 LA지역의 영화촬영 일수가 급감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14일 전했다.

LA 시 당국과 촬영 관련 계약을 주선하는 `필름LA'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LA의 영화촬영 일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감소한 903일에 불과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93년 이래 가장 적은 것이다.

LA 할리우드에 영화촬영이 몰리던 1996년에는 한 분기에 촬영일수가 4천59일을 기록한 적도 있다.

필름LA는 작년에는 15개 영화사가 LA에서 로케이션을 했으나, 올해는 5개 대형 영화사들이 영화촬영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사들은 지난해부터 불경기로 제작비 동원이 쉽지 않은데다 DVD 판매 급감 등으로 인해 영화제작 편수를 줄이고 제작 인력을 대폭 감원했다.

LA 연예산업계에서는 지난 1월에만 전체의 약 10%에 해당하는 2만2천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연예산업은 LA 지역에서 20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지역 경제에 200억∼300억 달러를 기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