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북서부 국경지대에서 동쪽으로 세력을 확장해온 탈레반이 동부 펀자브주에서 지역 무장단체와 결탁해 정부를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파키스탄과 미국 정부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지난달 라호르에서 발생한 스리랑카 크리켓 대표팀에 대한 테러나 지난해 가을 이슬라마바드 메리어트 호텔 테러가 라호르 무장단체와 결탁한 탈레반의 소행이라고 당국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경찰관리들은 물론 주민들조차도 정부가 특별 조처를 하지 않으면, 파키스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펀자브주가 무장단체의 수중에 떨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경찰 관리는 "많은 사람이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만약 펀자브주가 흔들리면 파키스탄 전체가 흔들린다"고 말했다.

신문은 특히 물탄 인근에 있는 데라 가지 칸은 무장단체 대원들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곳의 일부 마을은 주민들 사이에 출입 기피 지역이 됐다고 묘사했다.

또 물탄을 비롯해 펀자브 남부와 서부의 최소 5개 소도시에서 영업 중인 이발소와 음반 가게, 인터넷 카페 등은 무장단체의 협박을 받았고, 전통춤과 악기 공연이 중단된 곳도 있다.

데라 가지 칸의 한 경찰 관리는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그들은 점점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것은 모두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도 이런 상황에 동의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파키스탄 및 아프간 전략 수정 작업에 참여했던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브루스 리델은 "탈레반은 지금 펀자브주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