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부부 끝내 사망…구호는 커녕 경찰에 신고도 안해

교통사고 현장 목격자들이 아무런 조치없이 8시간 방치해 결국 사고를 당한 부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남의 일에 무관심한 중국인들의 무정한 단면을 또다시 보여줬다.

14일 중국의 화상천바오(華商晨報)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10시께 중국 랴오닝(遼寧)성 차오양(朝陽)시 둥우지아(東五家)촌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류모(27)씨 부부가 마주오던 화물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사고를 낸 화물차 운전자는 그대로 달아난 뒤 차를 친척집에 숨겨놓고 사고를 은폐하려 했으며 사고 이후 적지 않은 마을 주민들이 사고 현장을 지나며 이들 부부가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했지만 어느 누구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사고 발생 8시간만인 이튿날 새벽 6시께 목격자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이미 이들 부부는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 있었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일부 주민들은 "지나면서 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긴 했지만 신고는 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사고 현장을 보고도 신고하지 않은 주민들 가운데는 이들 부부의 친척들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사고 현장을 보긴 했지만 자세히 살피지 않아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류씨 부부인줄 몰랐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화상천바오는 이번 사건을 통해 나타난 중국인들의 무정함과 무관심을 통렬히 비난했다.

신문은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사고 발생 8시간이 지나도록 현장 목격자 가운데 구조활동은 차치하고라도 경찰에 신고한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이렇게 매정한 세태에서 어떻게 사회정의를 이룰 수 있겠느냐"고 개탄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