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가스통 쌓고 격렬 저항..신년축제 '아수라장'

태국 수도 방콕 일대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13일 군경과 시위대가 시내 곳곳에서 충돌하면서 양측에서 최소 94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이날부터 15일까지 이어질 태국의 전통 신년축제 '송끌란 '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태국 경찰과 현지언론에 따르면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이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 수천명은 정 부청사를 주 농성장으로 삼아 시내 주요도로의 길목 20여곳에서 버스 등으로 차단벽을 쌓고 군-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시위로 방콕 시내로 들어오는 모든 열차는 운행이 외곽에서 차단됐다.

방콕시내에서 북쪽지방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진입로 입구의 딘댕 교차로에서는 시위대 수백명이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트럭을 인근 연립주택 마당에 주차해놓고 요리용 LP가스 통을 쌓아놓은 뒤 군이 강제 진압에 나서면 이를 터뜨리겠다고 위협해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앞서 이곳에서는 새벽 4시께(현지시간) 군과 시위대의 첫 충돌이 빚어졌다.

중무장한 태국군 400여명은 교차로를 차단 중이던 수백명의 UDD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공포탄 수백발을 발사하면서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도 이에 맞서 진압군을 향해 돌을 던지고 불을 지르면서 격렬히 저항했으나 1시간만에 교차로를 내주고 인근 골목길 등으로 흩어졌다.

방콕보건소는 이번 진압 작전으로 최소 7 0명이 부상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TV인 PBS는 시위대 진압 과 정에서 모두 94명이 부상해 라마, 프라몽쿳, 라지티 병원 등지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24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산선 카에우캄넛 군대변인은 "시위대가 진압군을 향해 최루가스를 뿌리고 연막탄을 던지며 저항해 공중에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수의 시위대원을 검거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UDD 시위대들은 딘댕 교차로 근처 승전탑 주변 도로를 버스 등으로 차단했으며 스리 야유타야 교차로도 버스 등으로 길목을 막고 타이어 등을 태우며 군경의 진입을 차단했다.

목격자들은 군은 딘댕 교 차로와 승전탑을 중심으로 온종일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고 공중에 경고사격을 가했으며 시위대도 이에 맞서 화염병 등을 던지고 버스에 불을 지르며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 는 이날 TV에 출연, 반정부 시위대의 주장과는 달리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정부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군인 부상자 가운데 4명은 총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총리 해명에도 불구하고 진압군이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해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다는 소문이 나돌자 군과 정부대변인이 잇달아 TV에 출연, 군은 TV 카메라 기자들이 현장을 지켜보는 가운데 시위대에 겁을 주기 위해 공포탄만을 발사했다고 해명했다.

총리실 산하 파니탄 와타나야곤 부국장도 TV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점차 상황을 장악해 가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주요 공항과 항구의 안보 및 외국인의 안전에 힘을 기울이겠 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오후에 방콕과 주변 5개주(州) 등 수도권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었다.

(방콕연합뉴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