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과 성명에 대한 보도가 한국 매체들을 뒤덮었으며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된 내용을 머리기사에서 밀어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7일 홈페이지를 통해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을 받았다고 시인한 데 대한 AP통신의 8일 보도 내용이다.

AP뿐 아니라 AFP, 블룸버그, UPI 등 전세계 주요 뉴스통신사들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사과 성명 내용과 함께 박연차 회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 등이 탈세 또는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됐다는 사실도 전했다.

블룸버그는 박연차 회장이 자신의 돈을 받았다는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지명한 뒤부터 검찰의 수사가 확대됐다며, 한 국내 언론사 보도를 인용해 검찰이 빠르면 다음주에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AP는 노 전 대통령이 국민의 개혁 요구와 청렴 이미지 속에 2003년 대통령에 취임했다고 소개하며, 특혜를 바라고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주는 일부 기업인들의 행위가 한국 정치권에 여전히 풍토병처럼 남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UPI는 국내 정치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오는 29일 실시되는 재선거 및 보궐선거에서 한때 노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민주당이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전두환, 노태우 등 전직 대통령 2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1997년 특별 사면을 받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가 뇌물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2007년 사면됐던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