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등 2850억달러 스왑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현지시간으로 6일 영국 일본 등 4개국의 중앙은행과 통화스왑을 체결했습니다.FRB는 또 이번주부터 주요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분석하는 방안을 논의합니다.

FRB가 이날 통화스왑을 체결한 은행은 영국,일본,스위스,유럽중앙은행입니다.FRB가 4개 중앙은행에 달러를 맡기고 영국 파운드(300억),일본 엔(10조),스위스 프랑(400억),유럽중앙은행의 유로(800억)를 빌려와 이들 외화 유동성이 필요한 미국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구조입니다.달러로 환산하면 모두 2850억달러에 달하는 규모로 오는 10월말까지 스왑이 유효합니다.

FRB는 현재 한국은행 등 14개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왑을 맺고 있습니다.14개국이 FRB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달러를 빌려가 자국 은행에 공급하는 것으로 이번 통화스왑과는 반대 구조입니다.FRB는 세계 금융시장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취한 조치라고 이번 스왑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미국 은행들은 외환시장에서 이들 통화를 직접 살 때와 달리 스왑 자금을 지원받으면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피할 수 있습니다.

다만 FRB의 이번 스왑을 놓고 세계 외환시장에서 달러 조달 문제가 해결되자 파운드,엔,프랑,유로화 조달 문제가 새로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모건스탠리의 조지 곤카브즈 통화전문가는 “외환 유동성 부족 문제가 달러에서 이들 4개국 통화 부족 문제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습니다.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미 재무부와 FRB가 자산 1000억달러 이상인 19개 미국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분석하는 방안을 이번주 논의할 예정입니다.테스트 결과 분석 작업을 완료하려면 이달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스트레스 테스트는 실업률이 10%를 웃돌고,주택가격이 추가로 25% 하락하는 등 악조건의 경제상황을 상정해 은행들의 자본 충실도와 대출능력을 평가한 것입니다.미 정부는 테스트 결과 자본력이 일정 기준을 밑도는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특히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도 교체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그는 “정부가 향후 은행에 대규모 지원을 할 경우 납세자 보호와 은행 회생을 위한 확고한 구조조정 차원에서 필요하다면 해당 은행의 경영진과 이사회를 교체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이는 미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면서 릭 왜고너 회장을 퇴진시킨 것과 관련,일부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입니다.가이트너는 전임 부시 정부 때도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페니메이와 프레디맥,미 최대 보험사인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을 구제하면서 경영진을 교체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